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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가문학관 개관(開館)을 기대하며


꽃 봄이 한바탕 홍역(紅疫)을 치루더니 이젠 인공(人工) 조림(造林) 정원(庭園)의 영산홍만이 특유(特有)의 조그만 입술로 나그네를 유혹(誘惑)한다.
미당(未堂) 서정주(徐廷柱 : 1915~2000)는 영산홍을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이라고 노래했다.
요강이 소실댁(小室宅) 툇마루에 놓여 있으면 쥔네 양반 오신지가 오래다는 것이다.
무릇 모든 물건(物件)은 제 자리에 놓여 있어야 제 맛인 것인데, 얼마나 양반이 오지 않았으면 방안에서 제 기능을 하여야할 요강이 툇마루에 자리하고 있을까. 여기서 소박(素朴)한 낱말 풀이를 해보아야 할 것 같다.
요강의 용도(用度)를 깊은 밤 뒷간에 가기가 무엇하니까 방안에서 해결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초딩 수준(水準)이고, 보름달이 두둥실 뜬 날 참았던 오줌을 힘껏 방사하여, 놋요강 특유(特有)금속음(金屬音)을 방안 가득 울려 퍼지게 하여, 운우(雲雨)()을 무르익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은 고딩 수준(水準)을 넘어 서는 사람이다.
이처럼 우리네 조상님들은 어떤 물건(物件)을 만들어도 한 가지의 효용성(效用性)에만 중점(重點)을 두는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복합적(複合的)기능(技能)함축(含蓄) 하도록 지혜(智慧)를 짜내었던 것이다.
오늘날 온갖 야동이 판치는 세태(世態) 속에서 한번쯤 음미(吟味)해야 할 것 같아서 주저리 해 본다.


영산홍. ‘소실댁 툇마루에 놓인 놋요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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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부산(釜山) () 대학(大學) 교수(敎授)들과 경주(慶州) 무장사지(䥐藏寺址)를 답사(踏査)기회(機會)가 있었다.
이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향가(鄕歌)에 대한 격론(激論)이 벌어지게 되었다.
일본(日本)의『만엽집(萬葉集)』 얘기를 하면서『삼대목(三代目)』의 소실(消失)에 대하여 안타까움을 토로(吐露)하였고, 17세기(世紀)완성(完成)일본(日本), <하이쿠(俳句)>의 생명력(生命力)에 대하여 놀라운 일이라는 데 모두가 공감(共感)하였다.
뒤이어 우리 향가(鄕歌)에 관하여 깊은 애정(愛情)을 보이는 사람들이 의외(意外)로 많다는 데 적잖은 놀라움을 피력(披瀝)하였다.
일행(一行) ()교수(敎授)의 “경주(慶州)향가(鄕歌)관련(關聯)단체(團體)연구원(硏究院) 같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質問)경주(慶州)고향(故鄕)탐방자(探訪者)는 매우 당황(唐惶)하였다.
우물쭈물 하는 나그네를 보고 그 교수(敎授)이해(理解)가 되지 않는다면서, 천년(千年)시공(時空)을 살아 온 최고(最高)상징성(象徵性)을 지닌 주옥(珠玉)같은 서정시(抒情詩)향가(鄕歌)관련(關聯)된 곳에 향가(鄕歌) 관련(關聯) 기관(機關)이 어떻게 없을 수 있느냐며 항의성(抗議性) 반응(反應)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는 동안에도 얼굴은 벌겋게 상기(想起)되어 있었고, 무언가 부끄러운 속내를 들킨 어린애 마냥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있었다.


무장사지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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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 지방자치제(地方自治制)시행(施行)이후(以後) () 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자기(自己) 지방(地方)을 알리기에 모든 역량(力量)을 쏟아 붇고 있다.
일례(一例)광주(光州)는 주암댐 옆에 있는 식영정(息影亭), 소쇄원(蔬灑園), 환벽당(環碧堂)송강(松江)관련(關聯)정자(亭子)문화관광(文化觀光) 밸트() 하여 ‘가사문학관(歌辭文學館)’을 대궐(大闕)처럼 지어놓고 관광객(觀光客)을 불러 모으고 있다.
가까이 있는 면앙정(俛仰亭)송강정(松江亭) 등도 함께 둘러보게 아이디어 짜내고 있다.
또한 살아 있는 예술인(藝術人)들의 문학관(文學館)도 전국 곳곳에 만들어 지고 있다.
어떤 조그만 모티브만 있어도 바로 시행(施行)에 들어가는 지방(地方)들을 보면, 한마디로 부럽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다.


동리 · 목월 문학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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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년(千年) 고도(古都) 경주(慶州)는 어떠한가. 물론 불국사(佛國寺) 바로 인접(隣接)한 곳에 동리(東里) 목월(木月) 문학관(文學館)개관(開館)한지가 바로 얼마 전이다.
그러나 참으로 이해(理解)가 되지 않는 것은 천년(千年) 서라벌인(徐羅伐人)들의 심성(心性)응결(凝結)된 노래인 향가(鄕歌)관련(關聯)문학관(文學館)에 대하여는 아주 인색(吝嗇)수전노(守錢奴)가 되니 말이다.
우리나라에서 고등교육(高等敎育)을 받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최소(最小)향가(鄕歌)가 무엇인지는 안다.
그리고 수많은 대학교(大學校)국문학(國文學) 관련(關聯) 학과(學科)에서 공부(工夫)를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향가(鄕歌)가 불러졌던 현장(現場)에 대한 동경(憧憬)을 하게 마련이다.
아니 그 곳을 직접(直接) 찾아가서, 그날 울려 퍼졌을 향가(鄕歌)를 한번쯤 음미(吟味)하고 싶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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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경주(慶州)는 오랜 멈춤에서 이젠 기지개를 켜고 새 세상(世上)으로의 줄달음 칠 준비(準備)가 한창이다.
곳곳에 유물(遺物) 유적(遺蹟) 발굴(發掘)이 벌어지고 있고, 아름다웠던 천년(千年)신라(新羅)의 거리 조성(造成)에 온 서라벌(徐羅伐)이 들썩인다.
이와 함께 전통(傳統)현재(現在)가 아우러지는 축제(祝祭)도 매우 다양(多樣)하게 펼쳐지고 있다.
가히 천년(千年) 서라벌(徐羅伐) 영화(榮華)를 되살릴 준비(準備)에 모두가 동참(同參)하여, 숯으로 밥을 짓고 기와로 지붕을 덮었던 헌강왕(憲康王) 시절(時節)로 되돌아갈 것 같은 기세(氣勢)다.
매우 고무적(鼓舞的)인 일로 모든 서라벌인(徐羅伐人)들이 박수(拍手)를 보낼 일인 것만은 틀림이 없다.


동리 · 목월 문학관 정원의 아사달 ㆍ아사녀 사랑탑 건립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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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유물(遺物) 유적(遺蹟)과 더불어 외형(外形)에만 치중(置重)하여 자칫 사상누각(沙上樓閣)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서는 것은 기우(杞憂)일까. 세계(世界) 어떤 문명(文明)이라도 물질문명(物質文明)과 함께 고도(高度)정신문명(精神文明)이 어우러져야 오랜 생명력(生命力)을 지니는 것이다.
2064년(BC57~AD2007)의 역사(歷史) 기록(記錄)을 가진 서라벌(徐羅伐)과연(果然) 물질문명(物質文明)만이 존재(存在)하여 살아남았을까? www.pjnonsul.com
   이젠 우리 서라벌(徐羅伐)정신문명(精神文明)에 눈길을 돌려야 할 때이다.
민간단체(民間團體)에만 의존(依存)하여 향가(鄕歌)를 되살리는 것은 분명(分明) 많은 한계(限界)를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지금이라도 체계적(體系的)향가(鄕歌)관련(關聯)현장(現場)을 찾아 그곳에 작은 팻말이라도 세우고, 뒤이어 향가문학관(鄕歌文學館) 개관(開館)을 향한 주춧돌을 놓아야만 한다.
더 늦기 전에 말이다.


황룡사지에 유채꽃이 만발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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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온갖 상념(想念)황룡사지(皇龍寺址)를 뒤덮은 유채꽃 속으로 들어간다.
하하 호호 싱그러운 화랑(花郞) 원화(源花)들의 얼굴에 묻어나는 자신감(自信感)유물(遺物) 유적(遺蹟)에만 머물게 하지 말고, 그 속을 꽉 채울 자랑스러운 천년(千年) 신라(新羅)의 노래 향가(鄕歌)를 되살려 줄 의무(義務)가 우리에게 명확(明確)존재(存在)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業務)에 바쁜 ()분발(奮發)촉구(促求)해 본다.
아울러 무한(無限)기대(期待)도 함께 학수고대(鶴首苦待) 해 본다.


천년 신라의 노래 향가 한소절이 나올 듯 연꽃이 자태를 뽐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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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한자
1.紅疫  2.人工  3.造林  4.庭園  5.特有  6.誘惑  7.物件  8.素朴  9.用度  10.雲雨  11.技能  12.含蓄  13.世態  14.吟味  15.大學  16.敎授  17.踏査  18.機會  19.鄕歌  20.吐露  21.世紀  22.完成  23.共感  24.愛情  25.意外  26.披瀝  27.關聯  28.團體  29.質問  30.故鄕  31.機關  32.反應  33.想起  34.施行  35.地方  36.一例  37.亭子  38.大闕  39.開館  40.心性  41.凝結  42.最小  43.學科  44.現場  45.直接  46.世上  47.遺物  48.遺蹟  49.發掘  50.新羅  51.造成  52.傳統  53.現在  54.祝祭  55.多樣  56.榮華  57.同參  58.氣勢  59.拍手  60.置重  61.杞憂  62.世界  63.文明  64.物質文明  65.高度  66.記錄  67.果然  68.存在  69.分明  70.限界  71.想念  72.花郞  73.義務  74.業務  75.奮發  76.促求  77.無限  78.期待  79.鶴首苦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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