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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국선들의 주유천하 관동팔경(關東八景) 下


가을 햇살이 자꾸만 냉기(冷氣)를 품고 있다.
머얼리 보이는 설악산(雪嶽山)단풍(丹楓)의 낯빛이 나날이 희미해져 가고, 차창(車窓)을 열자 벌써 동장군(冬將軍)의 입김이 제법 매섭다.


동해안 어촌 풍경(평화가 조용히 내려 않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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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랑(花郞)들의 주유천하(周遊天下)를 밟으며 뒤따라오는 동안 우리는 동해안(東海岸) 절경(絶景) 곳곳에 그들의 흔적(痕迹)발견(發見)할 수 있었다.
기암괴석(奇巖怪石)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화랑관련(花郞關聯) 전설(傳說) 한 자락쯤 간직하고 있었고, 풍광(風光)수려(秀麗)한 해안가 송림(松林) 속에도 역시 화랑국선(花郞國仙)들의 영혼(靈魂)을 만날 수 있었다.
어쩌면 그들은 그들의 먼 조상(祖上)들이 태초(太初) 이래(以來)로 따뜻한 남쪽나라로 ()했던 길을 거슬러 말을 달려 간 것은 아닐까.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고 했던가. 아마도 화랑(花郞)들의 뇌리(腦裏)무의식(無意識)으로 자리 잡은 고향(故鄕)으로의 회귀의식(回歸意識)이 그들을 이곳 동해안(東海岸)으로 말을 달리게 하였던 것인지도 모를 일이다. www.pjnonsul.com
   속초(束草)도착(到着)하자 해가 뉘엿뉘엿 산봉우리를 가까스로 넘어가고 있는 초저녁 나절이었다.
뒤로는 설악산(雪嶽山)이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있고, 시내(市內) 한 복판을 차지하고 있는 청초호(靑草湖), 영랑호(永郞湖) 등의 석호(潟湖)가 또 다른 흥취(興趣)를 자아내기에 충분(充分)하고, 앞은 동해(東海)바다가 푸르게 속삭이는 이곳 속초(束草)천혜(天惠)자연경관(自然景觀)을 자랑하는 관광도시(觀光都市)로써는 조금의 손색(遜色)도 없어 보인다.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속초(束草)정부(政府)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전폭적(全幅的) 지지(支持)를 받아 나날이 발전(發展)하는 모습을 보면 가히 상전벽해(桑田碧海)라 할 만하다.


강원도 속초시에 있는 ‘영랑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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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천년고도(千年古都) 경주(慶州)는 어떠한가? 도처(到處)에 널린 천년신라(千年新羅)보고(寶庫)만을 안고 있을 뿐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提供)하지 못하고, 그냥 과거(過去)에 매달려 하루하루를 연명(延命)하는 늙은 노인(老人)의 슬픈 눈망울을 연상(聯想)한다면 지나친 억지일까. 역사문화도시(歷史文化都市) 조성(造成)도 어느 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의 어설픈 딴죽걸기에 주춤하는 나라님을 보면, 조성(造成) 의지(意志)기대(期待)하기란 ‘없는 손자(孫子) 환갑(還甲)지내는 것’이 훨씬 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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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지방자치단체(地方自治團體)외면(外面)하였던 저준위 방사성(放射性) 폐기물(廢棄物) 저장고(貯藏庫) 역시 돈 몇 푼에 할 일 다 한 것처럼 뒷짐만 지고 있는 작금(昨今)태도(態度)는 언젠가 역사(歷史)가 그들을 준열(峻烈)평가(評價)할 것이란 것을 우리 모두는 알고 있다.


뮤지컬 겨울연가(사진)가 일본에서 한류 후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준상 역은 팝페라 가수 임태경과 배우 이상현이 공동 캐스팅돼 열연 중이며, 유진 역은 박홍주와 임강희가 맡았다.[국제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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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랑호(永郞湖)를 찾아 가다 먼저 속내를 보여 주고 있는 청초호(靑草湖)에 들렀다.
속초시 중앙동, 금호동, 교동, 청학동, 조양동, 청호동으로 둘러 쌓인 청초호(靑草湖)는 말 그대로 청초(靑草)하고 고졸(古拙)한 멋을 풍기고 있는 곳이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 따르면 청초호(靑草湖)는 어귀 쪽이 바다에 연해 있어 조선시대(朝鮮時代)에는 수군만호영(水軍萬戶營)을 두고 병선(兵船)정박(碇泊)시켰다고 한다.
또한 이중환(李重煥)의『택리지(擇里志』에도 양양의 낙산사 대신 이 곳을 관동팔경(關東八景)의 하나로 들고 있다.
영랑호(永郞湖)와 더불어 쌍성호(雙成湖)라 불리기도 하였다는 데서 나타나듯이 속초(束草)영랑호(永郞湖), 청초호(靑草湖)의 빼어난 맵시로 인해 세상(世上)에 알려졌던 곳이란 짐작이 간다.


허균 · 허난설헌의 생가[강릉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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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초호(靑草湖) 주변(周邊)실향민(失鄕民)의 슬픔을 아직도 버리지 못하고, 매일(每日) 망향(望鄕)()을 달래는 마을이 있다.
행정구역상(行政區域上)으로는 속초시 청호동이지만 ‘아바이 마을’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6.25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픔을 가슴 한 곳에 평생(平生) 안고 살아가는 아바이 마을 사람들의 고향(故鄕)함경도(咸鏡道)라고 한다.
지금 2,3세들에게 고향(故鄕) 알리기에 분주(奔走)노년(老年)을 보내고 있는 몇 안 되는 1세대 피란민(避亂民)들은 오늘도 북녘 하늘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적시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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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한 이곳에는 일본(日本)한류열풍(韓流熱風)을 일으킨 ‘겨울연가’ 촬영지(撮影址)가 있다.
드라마 한편 촬영(撮影)으로 일약(一躍) 전국(全國)세계(世界)관광객(觀光客)들이 줄이어 찾아오고 있다고, 앞니 하나 밖에 남아 있지 아니한 할머니가 활짝 웃음으로 동네 자랑에 여념이 없다.
길 안쪽 ‘은서네 슈퍼’는 깨끗한 천연색(天然色) 간판(看板)으로 새 단장(端裝)을 하고 손님을 향해 손짓을 한다.
정겨운 풍경이(風景)다. www.pjnonsul.com
   청호동을 나와 대포항을 지나면 ‘외옹치항’이 전형적(典型的)인 우리네 어촌(漁村)마을로 포근히 길손을 맞이한다.
설악산(雪嶽山)에서 흘러내려온 산줄기가 마지막 동해(東海)()해 큰 절을 하는듯한 이곳 외옹치항은 그 이름처럼 옹골차게 차분히 자리하고 있다.
조그만 고깃배에 걸려 있는 만선(滿船) 깃발이 빛바랜 채로 뱃전 대나무에 이리저리 나부끼는 것을 보면 요즘의 조황을 읽을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고기가 잡히지 않으니 골목길 어귀의 가로등(街路燈)마저 희멀겋게 졸고 있다.


영랑호 야경[강릉시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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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벌써 어둠이 발목을 휘감는다.
바람도 세차게 귓불을 때리고, 속은 비어서 허기(虛飢)를 채울 요량으로 깜박이는 조그만 불빛을 따라 바닷가 포장마차(布帳馬車)에 갔다.
조개 가리비의 본향(本鄕)으로 알려져 있었던 외옹치항구(港口)는 예년과 다른 조과(釣果)에 이젠 맛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생선(生鮮) 몇 마리와 싸한 소주(燒酒) 한잔에 시장기를 채우고 영랑호를 찾아 밤길을 재촉하였다. www.pjnonsul.com
   영랑호(永郞湖)는 벌써 네온사인이 온통 불바다를 이루고 있었다.
이곳 영랑호(永郞湖)는 속초시 장사동, 영랑동, 동명동, 금호동에 둘러쌓여 도심(都心)한적(閑寂)전설(傳說)을 오목조목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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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옛날 화랑(花郞) 사선(四仙)으로 유명(有名)영랑(永郞), 술랑(述郞), 남석행(南石行), 안상(安祥)등이 풍악(楓嶽)-금강산(金剛山)-에서 심신수련(心身修練)을 마치고, 명승지(名勝地) 삼일포에서 사흘간 머물다가 서라벌(徐羅伐)로 돌아가는 길에 이곳 호수(湖水)를 만나게 되었다.
잔잔한 호수면(湖水面)에 비치는 풍광(風光)은 마음을 빼앗기기에 충분(充分)한 것이었다.
설악산(雪嶽山) 울산바위와 범바위가 호수(湖水)에 잠들어 있었고, 마침 지는 해의 노을은 일렁이는 물결 따라 아름다움의 극치(極致)를 나타내고 있었다.
이에 온 마음을 호수(湖水)매료(魅了)영랑(永郞)일행(一行)의 재촉에도 아랑곳 하지 않다가 결국 그들만 서라벌(徐羅伐)로 떠나보내고, 자신(自身)은 오랫동안 이곳에서 풍류(風流)를 즐겼다고 한다.
그래서 후세(後世) 사람들은 이 호수(湖水)영랑호(永郞湖)()하게 되었다고 전하고 있다.


금강산 내금강 만폭동 계곡의 입구인 금강대 일대[국제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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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일(後日) 화랑(花郞)들의 주요(主要)유오산수처(遊娛山水處)의 하나로 수많은 화랑(花郞)들을 불러 모으게 되었고, 여기서 풀무질한 건강(健康)신체(身體)와 올곧은 정신(精神)삼한(三韓)통합(統合)하기에 이른 것이다.
작은 불빛 여럿이 깔깔대는 소리와 함께 영랑호반(永郞湖畔)을 달리고 있다.
자전거(自轉車)를 탄 영랑(永郞)후예(後裔)들이었다.
호수(湖水) 주변(周邊)으로 말끔히 단장(端裝)자전거(自轉車) 도로(道路)가로등(街路燈) 불빛을 따라 4킬로미터나 ()이어 있었다.
맑은 공기(空氣)불야성(不夜城)을 이루는 호수(湖水)화려(華麗)함은 넋을 잃기에 ()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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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우리 역사상(歷史上) 이름을 남긴 시인묵객(詩人墨客)들 중 이곳 영랑호를 예찬(禮讚)한 이는 한 둘이 아니다.
고려시대(高麗時代) 안축이 한시(漢詩)로써 영랑호를 읊었고, 또한 자신이 지은 경기체가(景幾體歌) <관동별곡> 제5장에도 영랑호를 그리고 있다.
같은 시대 이곡(李穀 : 1298~1351)의 <동유기(東遊記)>에도 보이며, 더불어 한시도 한수 남기고 있다.
조선시대(朝鮮時代)에는 구사맹(具思孟 : 1531~1604), 이상질(李尙質 : 1597~1635), 이세구(李世球 : 1646~1700), 김창흡(金昌翕 : 1653~1722), 이몽규(李夢奎) 등 많은 문인(文人)들이 이곳을 노래하였고, 조선시대 가사(歌辭)백미(白眉)인 송강 정철의 <관동별곡>에도 영랑호가 소개(紹介) 되어 있다. www.pjnonsul.com
   찬바람 한줄기가 호수면을 가로질러 나그네를 재촉한다.
차가운 바람인데도 낯설지가 않다.
입고 있던 외투를 벗고 두 팔을 벌려본다.
아마 그날 영랑도 탐방자(探訪者)와 다름없이 한없이 벌린 가슴으로 삼한(三韓)을 품고, 중원도모(中原圖謀)를 향한 기개(氣槪)를 드날렸으리라.


금강산 내금강 만폭동 계곡 입구인 금강대에서 북측안내원이 바위바닥에 봉래풍악 원화동천이라고 새긴 조선시대 명필 양사언의 글씨를 설명하고있다.[국제신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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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자(或者)는 신라의 삼한통합(三韓統合)으로 국토(國土)의 3분의 2를 잃어 버렸다고 한다.
물론 사실일 수도 있다.
그러나 여러 소국(小國)에서 태동(胎動)하여 각각(各各) 독자적(獨自的)으로 발전(發展)한민족(韓民族)정체성(正體性)을 하나로 모으게 한 업적(業績)마저도 폄하(貶下)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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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화랑국선(花郞國仙)의 발자취를 따라 동해안(東海岸)주유(周遊)하였다.
골골에 묻어 있는 화랑들의 ()을 느끼기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機會)였다.
비록 철조망(鐵條網)을 넘어 금강산(金剛山)으로 가보지는 못했어도 그들의 원대(遠大)이상(理想)실현(實現)하기에는 이곳 동해안 절경(絶景)이 안성맞춤이었다는 판단(判斷)이 선다.
차제(次第)에 금강산으로 화랑 흔적(痕迹) 찾기는 계속될 것이다.
그날이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그리 멀지 아니하다는 것은 모두가 동감(同感)하고 있는 일일 것이다.
기다려진다. www.pjnon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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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한자
1.丹楓  2.花郞  3.絶景  4.痕迹  5.發見  6.奇巖怪石  7.傳說  8.風光  9.秀麗  10.祖上  11.腦裏  12.故鄕  13.到着  14.市內  15.興趣  16.充分  17.天惠  18.政府  19.支持  20.發展  21.桑田碧海  22.到處  23.寶庫  24.提供  25.過去  26.延命  27.造成  28.意志  29.期待  30.孫子  31.還甲  32.外面  33.態度  34.評價  35.靑草  36.世上  37.周邊  38.望鄕  39.同族相殘  40.平生  41.奔走  42.撮影  43.一躍  44.全國  45.世界  46.看板  47.風景  48.虛飢  49.生鮮  50.燒酒  51.都心  52.閑寂  53.楓嶽  54.極致  55.自身  56.風流  57.後世  58.後日  59.主要  60.健康  61.身體  62.精神  63.統合  64.後裔  65.道路  66.空氣  67.華麗  68.文人  69.白眉  70.氣槪  71.或者  72.國土  73.小國  74.各各  75.業績  76.周遊  77.機會  78.遠大  79.實現  80.判斷  81.同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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