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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 김현을 감동시킨 호랑이 낭자


설익은 태풍(颱風) 에위니아가 지나간 자리에 다시 폭우(暴雨)를 던져놓아 온 산하(山河)가 헤진 방아타령 백결선생(百結先生)의 옷자락 같다.
이렇게 비님이 화를 낼 때는 그 옛날 나라님들은 자신의 부덕(不德)함에 하늘이 ()하였다고 하여 스스로 근신(謹愼)하면서 백성(百姓)위무(慰撫)하였다고 여러 역사서(歷史書)기록(記錄)해 놓았다.
연일(連日) 계속(繼續)되는 뉴스 속에는 진정(眞情)으로 근신(謹愼)하는 위정자(爲政者)는 달나라 여행(旅行)이라도 떠났는지 눈을 씻고 찾아보아도 멸종(滅種)되었고, 수해(水害)난리(亂離)가 난 곳에서 골프를 치던 어느 () 당직자(當直者)가 오늘도 여론(輿論)의 뭇매를 맞고 있다.
과연 골프를 친 당사자(當事者)인민재판식(人民裁判式) 여론몰이에 희생(犧牲)되어야 할까? 진정(眞情) 이들을 제외(除外)하고 대한민국(大韓民國) 국민(國民)들의 혈급(血給)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는 말일까?


현 흥륜사 전경(신라시대 영묘사로 추정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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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깐씩 떠오르는 오늘의 현실(現實)이 가져다주는 실망감(失望感)탐방자(探訪者)의 발자국 밑에 깔리면서, 한낱 짐승에 지나지 않은 호랑이도 임의 영달(榮達)과 집안의 재앙(災殃)해결(解決)하기 위해 자신(自身)과감(果敢)히 던진, 아름다운 호랑이 낭자(娘子)의 이루지 못한 사랑이야기가 나그네의 안타까운 뇌리(腦裏)를 어루만지고 있다.


경주 문인들이 만든 ‘도솔마을’ 담벽이 천년 영화를 비춰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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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라(新羅) 38대 원성왕(元聖王 : 785~799()김현(金現)이라는 매우 걸출(傑出)화랑(花郞)이 있었다.
나라 풍속(風俗)매년(每年) 2월이 되면, 초팔일부터 보름까지 서라벌(徐羅伐) 총각과 처녀들은 천경림(天鏡林) 흥륜사(興輪寺)()을 앞 다투어 돌면서 그들의 소망(所望)을 빌었다.
이 날 밤이 늦도록 화랑(花郞) 김현(金現)은 탑돌이를 멈추지 않고 있었다.
이 때, 아리따운 처녀(處女) 하나가 염불(念佛)을 하면서 따라 돌고 있었다.
하늘에는 별비가 총총히 내리고, 제법 세찬 겨울바람이 사정없이 낭자(娘子)의 하이얀 볼을 할퀴고 있었다.
그러나 단번(單番)에 반해버린 부풀은 연정(戀情)은 단단한 청년(靑年)의 어깨를 보면서 가슴은 뜨거운 화롯불 같았다.
염불(念佛)에 빠져버린 앞선 사내는 낭자(娘子)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런 반응(反應)도 없이 탑돌이 삼매경(三昧境)에 들어있었다.
조금씩 잔기침을 하여 보아도 미동(微動)도 하지 않는 사내에게 낭자(娘子)과감(果敢)하게 먼저 작업(?)을 하기로 굳게 다짐하면서 기회(機會)를 엿보고 있었다.
그러나 앞질러 가기에는 용기(勇氣)부족(不足)하였다.
마침내 낭자(娘子)는 걸음을 천천히 하여 사내가 자신(自身)의 뒤에서 탑돌이를 하게 꾀를 내었다.
빙고! 조금씩 가까워져 오는 사내의 발자국 소리가 뛰는 심장(心臟) 박동(搏動)과 함께 하모니를 이루고 있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를 수없이 입속으로 뇌까리며 작은 발걸음을 더욱 늦추어 가는 순간(瞬間), 뒤따라오던 사내의 심장(心臟)소리가 귓전에 들리기 시작하였다.
바로 그 때, 낭자(娘子)는 걸음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
곧 뒤따라오던 발자국 소리도 멈추어 버렸다.
일순간(一瞬間) 천경림(天鏡林) 흥륜사(興輪寺)적막(寂寞) 속에 휩싸이고 말았다.
별빛만 조용히 이들의 몸을 휘감았을 뿐 더 이상 아무런 움직임도 없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별빛을 피하여 구석진 곳을 찾았다.
이미 불덩이 같이 달구어진 두 사람은 오래도록 떨어질 줄 몰랐다.


경주 시가지에 단장된 고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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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나 시간(時間)이 흘렀을까, 까만 눈 속으로 별이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
황급(遑急)히 몸을 가린 낭자(娘子)가 집으로 가려하자 한사코 화랑(花郞) 김현(金現)은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호기(豪氣)를 부린다.
하는 수 없이 함께 서산(西山)-남산- 기슭에 있는 낭자(娘子)의 집 초가(草家)로 가니 늙은 어미가 근심어린 눈으로 맞이하면서 묻는다.
“함께 온 이가 누고?” 이에 낭자(娘子)는 사실대로 말하였다.
그러자 어미는 오라비들이 헤칠까 두려우니 몸을 숨기라고 한다.
이윽고 초가(草家)로 돌아온 오라비들은 코를 킁킁거리며 비린내가 난다고 하며 요기 거리로 삼았으면 좋겠다고 하는 순간(瞬間), 하늘에서 호랑이 목숨을 하나 거두어 ()징계(懲戒)하겠다는 위엄(威嚴) 있는 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온다.
오라비 호랑이들은 사시나무 떨 듯 온 몸을 가누지 못하고 있자, 호랑낭자(娘子)자신(自身)이 집안의 벌을 대신 받겠다고 ()한다.
그러고 나서 낭자(娘子)화랑(花郞) 김현(金現)에게 같은 족류(族類)는 아니더라도 이미 부부(夫婦)()을 맺은 이상 차라리 낭군(郎君)의 손에 죽기를 간청(懇請)한다.
말리는 김현(金現)에게 호랑낭자(娘子)는 “()이 죽는 것은 하늘의 명령(命令)이며, 또한 저의 소원(所願)입니다.
이것은 낭군(郎君)께서는 경사(慶事)요, 우리 족속(族屬)에게는 행복(幸福)이며, 나라 사람들의 기쁨입니다.”라고 하며, 내일(來日) 자신이 저자거리에 들어가 마구 사람들을 헤치면 임금께서 반드시 높은 벼슬로써 사람을 모집(募集)하여 나를 잡도록 할 것이라면서 낭군(郎君)께서는 겁내지 말고 () 북쪽 숲 속까지 오라고 한다.
그리고 죽은 자신을 위해 절을 세우고, 불경(佛經)강설(講說)하여 달라고 하면서 애써 눈물을 삼키고 있다.
그러나 애처롭게 바라보던 김현(金現)은 소매 자락으로 흐르는 눈물을 훔치고 있을 뿐이었다.


탑동 김현용 가옥에 후손들이 개업한 ‘우범한식’. 전통을 이으려는 마음씨가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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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날 과연(果然) 호랑이 한 마리가 성안으로 들어와 닥치는 대로 사람들을 헤치고 다녔다.
이에 원성왕(元聖王 : 785~799)은 호랑이를 잡는 자에게 2급의 벼슬을 주겠다는 방을 붙인다.
이때 화랑(花郞) 김현(金現)은 자기가 호환(虎患)을 막겠다고 자청(自請)하였다.
김현(金現)이 칼을 빼어들고 북쪽 숲 속으로 들어가니 호랑낭자(娘子)가 기다리고 있었다.
반가이 웃으면서 김현(金現)을 맞이한 낭자(娘子)는 다친 사람들에겐 흥륜사(興輪寺)()상처(傷處)에 바르고, 그 절의 나팔 소리를 들으면 나을 것이라고 말해준다.
하루 밤에 만리장성(萬里長城)을 쌓는다고 했던가. 그래도 부부(夫婦)인지라 김현(金現)은 머뭇거리면서 마지막 긴 포옹(抱擁)을 하려고 낭자(娘子)를 껴안는 순간(瞬間), 낭자(娘子)김현(金現)의 칼을 뺏어 자신의 목을 찌르고 말았다. www.pjnonsul.com
   이에 감동(感動)김현(金現)후일(後日) 벼슬길에 오르자마자 서천변(西川邊)에 절을 지어 호원사(虎願寺)라 하고, 항시(恒時) 범망경(梵網經)강설(講說)하게 하였다고『삼국유사(三國遺事)감통(感通) 김현감호(金現感虎)()하고 있다.
또한 이 이야기는 고려(高麗) 박인량(朴寅亮 : ?~1096(의『수이전)』, 조선시대(朝鮮時代) 백과사전(百科辭典)인 권문해(權文海 : 1534~1591(의『대동운부군옥)』에도 수록(收錄)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아마도 이것은 이물(異物)이면서도 자신(自身)희생(犧牲)시켜 민초(民草)들을 구제(救濟)한 호랑낭자(娘子)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오래도록 가슴에 새기게 했는지도 모를 일이다.
아울러 신라(新羅) (), 천우신조(天佑神助)왕위(王位)에 오른 38대 원성왕(元聖王)은 흐트러진 나라의 기강(紀綱)화랑(花郞)들의 기이(奇異)행적(行蹟)이용(利用)하여 바로잡으려고 했다고 여겨진다. www.pjnonsul.com
   그 날 탑돌이 현장(現場)을 찾아 70년 역사(歷史)경주공업고등학교(慶州工業高等學校)를 찾았다.
넓은 운동장(運動場)적막(寂寞)자체(自體)다.
젖은 운동장(運動場)을 가로질러 이곳저곳을 밟으면서 오래도록 천경림(天鏡林) 흥륜사(興輪寺)흔적(痕迹)상기(想起)하여 보았다.
한곳에 모아놓은 석물(石物)들을 보니 이곳을 천경림(天鏡林) 흥륜사(興輪寺)로 보는 견해(見解)에 수긍이 가진다.『삼국유사(三國遺事)』에 금교동천경림(金橋東天鏡林)이라 하였으니, 금교(金橋)서천(西川)에 놓인 다리라면 지금 서천교(西川橋)와 거의 비슷한 위치(位置)에 있었던 다리가 아닌가 한다.
왜냐하면 지금도 새로운 다리를 놓을 때면 과거(過去)에 있었던 다리 옆에 건설(建設)하기 때문이다.


흥륜사로 추정되는 경주공업고등학교 전경. 화랑 · 원화가 다시 태어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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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정(校庭)을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한 무리의 남녀학생(男女學生)이 웃음으로 깔깔거리며 뛰어다니고 있다.
화랑(花郞)원화(源花)환영(幻影)이 되살아나는 순간(瞬間)이다.
그래! 바로 그날 서라벌(徐羅伐) 선남선녀(善男善女)의 탑돌이가 이런 모습이었을 것이다.
역시 현재(現在)과거(過去)단절(斷切)된 것이 아니고 끈끈한 동아줄로 묶어져 영원(永遠)히 새 생명(生命)부여(附與)받고 있는 것이다.
하늘이 환하게 열리고 있다.
건강(健康)미래(未來)가 두 손으로 악수(握手)를 하면서 빙그레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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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한자
1.山河  2.百姓  3.慰撫  4.記錄  5.繼續  6.眞情  7.輿論  8.犧牲  9.除外  10.現實  11.災殃  12.解決  13.自身  14.果敢  15.娘子  16.腦裏  17.新羅  18.傑出  19.花郞  20.風俗  21.所望  22.單番  23.靑年  24.反應  25.微動  26.機會  27.勇氣  28.不足  29.心臟  30.寂寞  31.豪氣  32.草家  33.懲戒  34.族類  35.夫婦  36.懇請  37.命令  38.所願  39.慶事  40.族屬  41.幸福  42.募集  43.佛經  44.果然  45.虎患  46.傷處  47.萬里長城  48.抱擁  49.感動  50.後日  51.恒時  52.高麗  53.百科辭典  54.收錄  55.救濟  56.紀綱  57.奇異  58.行蹟  59.現場  60.自體  61.痕迹  62.想起  63.石物  64.見解  65.位置  66.過去  67.建設  68.善男善女  69.現在  70.斷切  71.生命  72.附與  73.健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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