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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어진 향가(鄕歌)의 아픔을 대신하며


어떤 수사(修辭)동원(動員)하여도 말복(末伏) 더위에 지친 가로수(街路樹)의 축 늘어진 심정(心情)표현(表現)하지는 못할 것 같다.
덥다 못해 찐다는 팔순(八旬) 노모(老母)탄식(歎息)에서 예년과 다른 예사 더위가 아님을 실감(實感)하게 된다.
우리네 선조(先祖)님들은 낮엔 탁족(濯足)으로 시원함을 부르고, 밤엔 죽부인(竹夫人)을 보듬고 열대야(熱帶夜)를 날려버렸듯이 삼복(三伏)더위가 이쯤은 되어야 참 여름이라는 가벼운 마음으로 향가(鄕歌)나 한 수 읊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서출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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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鄕歌)란 무엇인가? 대다수(大多數) 서라벌(徐羅伐) ()들은 그냥 신라시대(新羅時代)의 노래 정도(程度)로만 알고 있는 것이 현실(現實)이다.
조금 관심(觀心)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이십 여수의 향가(鄕歌)가 남아 있다는 제법 학자(學者)다운 얘기는 기대(期待)하기 어려운 것 또한 현재(現在)의 사실이다.
왜 이렇게 향가(鄕歌)홀대(忽待)()하고 있는 것일까? 진정(眞情) 잊히어진 존재(存在)이상(以上)의미(意味)는 없는 것일까? www.pjnonsul.com
   오늘도 가만히 노서동 고분군(古墳群) 사이로 난 오솔길을 걸으면서 온갖 상념(想念)탐방자(探訪者)를 괴롭힌다.
한때 천지귀신(天地鬼神)을 능히 감동(感動)시킨 신묘(神妙)한 노래로써 추앙(推仰)을 받던 향가(鄕歌)가, 이젠 한낱 뒷방 늙은이보다도 더 못한 천덕꾸러기 신세(身世)로 잊히어져 가고 있는 현실(現實)을 볼 때, 향가(鄕歌)의 발자취를 찾아서 고동(鼓動)을 울린 지가 벌써 석 달이 지나가고 있는 이즈음, 다시 한 번 향가(鄕歌)서라벌(徐羅伐)에 울려 퍼져야 할 당위성(當爲性)을 찾지 않을 수 없는 심정(心情)이 무척 애잔하게 발걸음을 할퀴고 지나간다.


천년신라의 노래 향가가 연꽃으로 다시 태어나 웃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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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어느 날 서라벌(徐羅伐) 골골마다 향가(鄕歌)의 발자취가 예였음을 알리는 표지(標紙)가 우뚝우뚝 하늘을 ()해 두 팔을 벌릴 영광(榮光)을 향해, 오늘도 묵묵(黙黙)향가(鄕歌)의 향내를 맡으러 무거운 발걸음을 초라하게 내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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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려(高麗) () 대승(大僧) 균여대사(均如大師 : 923~973)는 ‘세상(世上) 모든 사람들이 즐기는 도구(道具)’라는 표현(表現)으로 향가(鄕歌)이용(利用)하여 불교(佛敎)를 널리 전하는데 이바지하였다.
보현행원품(普賢行願品)을 노래한 그가 남긴 향가(鄕歌) <보현십원가(普賢十願歌)>는 가장 이른 시기(時期)향가(鄕歌)원형(元型)을 우리가 볼 수 있는 고마움을 주었다고 하겠다.
그가 아니었다면 하마터면 영원(永遠)히 사라져 버렸을 향가(鄕歌)였다.
삼백년(三百年) () 일연(一然)스님은『삼국유사(三國遺事)』를 집필(執筆)하면서 열네 수나 수록(收錄)하여 부족(不足)하나마 천년신라(千年新羅)의 노래 향가(鄕歌)현재(現在) 우리가 만나볼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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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향가(鄕歌)란 무엇인가? 역사기록(歷史記錄)으로 보면 신라(新羅) 3대 유리왕(儒理王 : 134~154)) ()에 <도솔가(兜率歌)>가 향가(鄕歌)서막(序幕)을 열었다고 한다.
그러나 노랫말이 현재(現在) ()하지 않아서 그 모습은 알 수 없지만, 신라(新羅)는 나라를 개국(開國)초기(初期)부터 향가(鄕歌)라는 신묘(神妙)한 노래로써 백성(百姓)을 다스리고, 또한 천지만물(天地萬物)을 조화롭게 하여, 태평성대(太平聖代)구가(求暇)하는 원동력(原動力)으로 삼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경주 문인들의 올곧은 마음씨가 ‘도솔마을’ 솟대에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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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하나 우리의 문자(文字)가 없었던 시절(時節)한자(漢字)으로 노랫말을 적을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狀況)에서도 서라벌인(徐羅伐人)들은 뛰어난 창작력(創作力)으로 향찰(鄕札)이라는 새로운 문자체계(文字體系)를 만들어서 그들의 사상(思想)을 온전히 표현(表現)할 수 있었다.
향찰(鄕札)이란 한자(漢字)()-소리-과 ()-뜻-을 빌려서 우리 국어(國語)문장(文章) 순서(順序)대로 적은 것이다.
()를 들면 화랑(花郞) 득오곡(得烏谷)화랑(花郞) 죽지랑(竹旨郞)사모(思慕)하여 지은 향가(鄕歌) <모죽지랑가(慕竹旨郞歌)> 첫 머리에 ‘去隱春皆理未(거은춘개리미)’ 가 있다.
이것을 대부분(大部分)향가(鄕歌) 해독자(解讀者)들은 ‘간 봄 그리매’로 해석(解釋)한다.
‘가’는 ‘去(갈:거)’로 적고, ‘ㄴ’에 해당하는 토씨는 ‘隱’(은)으로 표기하여 ‘去隱’을 ‘가+ㄴ=간’을 나타내었다.
봄은 중심의미(中心意味)를 나타내는 것이므로 ‘春’(봄)-춘-을 한자 ()-뜻-을 따서 표기(表記)하였다.
그리고 ‘皆理未(개리미)’는 그 ()을 따서 ‘그리매’로 표기(標記)하였다.
이와 같이 향찰(鄕札)한자(漢字)라는 다른 나라 문자(文字)를 빌어 와서 그 ()()적절(適切)조합(調合)하여 우리식 문장체계(文章體係)를 만들었던 것이다.
이것은 신라인(新羅人)들의 종속(從屬)되기 싫어하는 심성(心性)정확(正確)히 밝혀주는 사례(事例)가 아닐 수 없다.
다른 나라 문화(文化)를 받아들이되 그대로 따라서 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식으로 바꾸어서 새로운 독창적(獨創的)문화(文化)창출(創出)한 것으로 21세기(世紀) 현재(現在)를 살아가는 우리의 앵무(鸚鵡)문화(文化) 배우기 짓거리에 톡톡히 한 방을 먹이고 있다.


경북 대종. (향가가 울려 퍼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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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鄕歌)신라인(新羅人)들의 노래이기 이전(以前)에 이 땅에 살고 있는 수많은 민초(民草)들의 삶의 영욕(榮辱)이 녹아 들어가서 형성(形成)고도(高度)발달(發達)우수(優秀)정신문화(精神文化)라 아니할 수가 없다. www.pjnonsul.com
   세계적(世界的) 문호(文豪) 세익스피어를 배출(輩出)영국(英國)자손만대(子孫萬代)로 그를 이용(利用)하여 관광수입(觀光收入)을 올림을 물론 스스로 문화민족(文化民族)임을 전세계(全世界)과시(誇示)하고 있다.
오랜 유럽문명(文明)본향(本鄕)인 그리스 역시 ‘그리스인 조르바’의 작가 카잔카키스가 태어난 크레타를 세계적(世界的) 관광휴양지(觀光休養地)로 만들어 오늘도 관광객(觀光客)()하여 손짓을 하고 있다.


경북 군위 인각사에 있는 『삼국유사』의 저자 일연스님 부도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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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젠 우리도 유물(遺物)로써만 천년신라(千年新羅)문화(文化)를 외칠 것이 아니라, 고도로 성숙(成熟)정신문화(精神文化)존재(存在)하였음을 전세계(全世界)에 활짝 열어 놓아, 문화민족(文化民族)임을 과시(誇示)할 때가 도래(到來)하였음을 느껴야 하겠다.


가을을 맞은 계림. (그 어느 날 향가가 이 계림을 휘어 감으면서 서라벌에 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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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향가(鄕歌)천년신라(千年新羅)의 높은 정신문화(精神文化)를 온전히 간직하고 있다.
이제는 향가(鄕歌)라는 원뜻의 말 풀이에만 몰두(沒頭)할 것이 아니라, 알려야 한다.
아니 알리려고 모든 힘을 쏟아 부어야 한다.
서라벌(徐羅伐) 곳곳에 남아 있는 향가(鄕歌)관련(關聯)유적지(遺蹟地)를 찾아내어, 정확(正確)학계(學界)고증(考證)을 받아 조그만 노래비라도 세워 찾아오는 관광객(觀光客)들에게 새로운 느낄 거리를 만들어 주어야 한다.
노서동 고분군(古墳群)을 나와 자주 찾는 아래시장 좌판(坐板)에서, 돼지머리국밥 한 그릇을 단숨에 해치웠다.
향가(鄕歌)로 인한 안타까움을 한여름 복더위 뜨거운 돼지국밥으로 날려버리고 있다.
좌판(坐板)을 가득 매운 서라벌인(徐羅伐人)들의 노래 소리가 흥겹게 흘러 퍼진다.
이 노래가 향가(鄕歌)였음 하는 어리석은 생각에 입가는 벌써 삐죽하고 있다. www.pjnons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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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의 한자
1.修辭  2.動員  3.末伏  4.心情  5.表現  6.實感  7.先祖  8.三伏  9.鄕歌  10.程度  11.現實  12.學者  13.期待  14.現在  15.忽待  16.眞情  17.存在  18.以上  19.意味  20.想念  21.感動  22.神妙  23.推仰  24.身世  25.鼓動  26.榮光  27.高麗  28.世上  29.佛敎  30.時期  31.收錄  32.不足  33.新羅  34.序幕  35.開國  36.初期  37.百姓  38.太平聖代  39.文字  40.狀況  41.鄕札  42.思想  43.國語  44.順序  45.花郞  46.思慕  47.解釋  48.表記  49.適切  50.調合  51.心性  52.事例  53.文化  54.創出  55.世紀  56.形成  57.高度  58.發達  59.優秀  60.精神文化  61.文豪  62.輩出  63.誇示  64.文明  65.遺物  66.成熟  67.到來  68.關聯  69.學界  70.考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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